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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지명밟기 이야기 시리즈 –3



‘부계(鳧溪)’

이 글자는 과연 무엇을 뜻하는 글자일까요? 놀랍게도 이 두 글자에는 ‘샛강’을 날아오르는 신비한 새의 정체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부계(鳧溪)’에 대하여 의정부 지명유래 낙양동(현재는 송산3동)편 159p에는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8. 오리골: 오리골은 원래는 옥재에서 이 곳까지 5리(里)가 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이 곳에 낙곡(樂谷) 진익한(陣翼漢, 1677~1738)이 부계라는 표석을 세워놓아서 오리(鳧)골이 되었다고 한다.

9. 부계(鳧溪) 표석: 부계표석은 낙곡 진익한이 세워 놓은 표석으로, 오리(五里)골이 오리(鳧)골이 된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첨부한다면 그 지역에 사는 토박이 노인 분들은 '이 곳서부터 5리에 떨어진 곳에는 매우 중요한 것이 있다.',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신성한 새의 역사와 연관된 것이다.'라는 말을 저희에게 전해주십니다.

‘부계(鳧溪)’라는 글자에는 어떤 뜻이 숨어 있는데 신성한 새의 역사가 숨어 있고, 필자 신동명은 신비한 새의 정체를 거론하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부계(鳧溪)’가 왜 신비한 새의 정체와 관련되어 있는지 해체 쑈를 시작하겠습니다. 신동명교수의 해체 쑈쑈쑈.

한자에는 오리와 관련된 한자가 딱 두 개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오리 압(鴨)’이고 또 하나가 ‘들오리 부(鳧)’입니다. 이 한자들을 들여다보면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오리’를 소중히 생각했는지 알 수 있는데요. 다들 ‘솟대’에 대하여 잘 아실 겁니다. 삼한시대의 소도(蘇塗: 신성한 땅, 천군이라는 제사장이 다스리는 땅)라는 지역에 하늘 높이 세우는 쭉 뻗은 나무. 그 맨 위에 올려지는 상징물이 바로 이 ‘오리’죠. ‘오리’가 우리 민족에게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는 이유는 하늘과 땅을 오가며 물속까지 드나들 수 있기에 다른 새들보다도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때문입니다. 

각설하고 ‘오리 압(鴨)’를 해체해볼까요? ‘오리 압(鴨)’은 갑(甲)+조(鳥)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갑(甲)은 십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에서 첫 번째에 위치하는 천간으로 양목(陽木)이고 만물지상에 출생의 뜻을 가지고 있어 ‘으뜸’을 의미하죠. 그러니까 ‘오리 압(鴨)’은 ‘새들 중에 최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서두가 좀 길었지만 지금부터는 정말로 눈 크게 뜨고 집중하여보셔야 합니다. 왜냐고요? 이 글을 처음 시작할 때 등장한 ‘들오리 부(鳧)’ 해체 쑈를 시작할 거니까요.

마침내 이 ‘들오리 부(鳧)’가 ‘샛강’을 나는 신비한 새의 정체를 드러내는 글자라는 걸 증명할 거니까요.

‘들오리 부(鳧)’를 해체해 보면 새 조(鳥)+안석 궤(几)가 합쳐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체된 글자를 이해하셨나요?

그렇다면 다음 작업은 안석 궤(几)라는 글자 안으로 조(鳥)를 집어넣어 볼까요? 그렇게 하면 매우 신기한 글자가 탄생합니다. 안석 궤(几)라는 글자 안으로 조(鳥)를 집어넣으니 무슨 글자가 되나요? ‘봉(鳳)’ 즉 ‘봉황 봉(鳳)’자가 됩니다. 그러니까 ‘들오리 부(鳧)’는 ‘봉황 봉(鳳)’의 다른 글자였던 겁니다. 이로써 ‘부계(鳧溪)’는 ‘봉황의 계곡’이란 뜻이 되고 ‘샛강’에 나는 신비한 새는 ‘봉황’이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세상에나 이렇게 신기한 일이? 우리 선조님들이 지명 속에 새겨 넣은 역사를 찾다보면 깜짝깜짝 놀랄 일이 이렇게 우리 앞에 또 다시 일어난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의정부 지명유래라는 책에서 보면 원래는 ‘오리(五里)골’이었는데 낙곡 진익한이 남긴 표석 때문에 ‘오리(鳧)골’로 바뀌었다고 즉, ‘다섯 오(五)’라는 거리의 개념이 진익한이 쓴 ‘들오리 부(鳧)’ 때문에 새와 관련된 ‘오리(鳧)’라는 개념으로 뒤바뀌었다라는 뜻으로 썼지만 사실은 낙곡(樂谷) 진익한(陣翼漢)은 ‘오리(五里)’라는 거리의 개념 + ‘봉황의 역사’를 함께 묶어서 후세들에게 남기려니까 ‘부계(鳧溪)’라는 글자를 바위에 남겼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겨집니다. 앞에서 예를 든 지역 토박이 어르신들의 증언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부계(鳧溪)’라는 글자가 써 있는 이곳은 어디냐고요? 정확한 주소는 송산동 150-4. 민락2지구 중에서도 민락 라이언트 캐슬 아파트 쪽에서 민락천의 발원지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구리∙포천을 연결하는 ‘세종포천고속도로’가 머리 위를 지나가는 곳이 나오는데, 거기서 오른쪽 들꽃마을이라는 푯말과 차뜨락이라는 이정표가 나오고 그 옆에 큰 나무 밑 계곡 쪽으로 내려가면서 크고 평평한 바위가 나오는데 바로 그곳에 ‘부계(鳧溪)’라는 두 글자가 멋진 자태를 뽐내며 새겨져 있습니다.

2시간동안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삽과 곡괭이를 동원하여 거둬내니 봉황의 역사를 새겨 넣은 ‘부계(鳧溪)’라는 표석이 마침내 우리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30년 동안을 찾아다닌 ‘부계(鳧溪)’ 표석. 두 글자를 찾아 계곡을 헤매고 있을 때 우연히 만난 송대현 어르신의 도움은 봉황의 역사를 잊지 말고 영원히 후세에 남기라는 선조님들의 보살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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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9-01 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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