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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식 수업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해 주는 일방적인 수업형태에서 벗어나 소통의 능력과 이슈에 대한 분석력, 비판력을 키워주며, 종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 등을 확장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수업방식이다. 또 침체된 교실에 활기를 불어넣음으로써 역동성을 높이고, 동기부여를 통해 배우는 즐거움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여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수업의 주체는 당연히 교사와 학생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교사주도적인 교육방법인 강의식 수업을 해오고 있다. 바뀌어야 한다는 의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바꾸어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 나라의 교육환경은 이유 있는 여러 요인에 의존할 뿐만 아니라 교수법, 학습방법도 그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토론식 수업의 시행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학교 교육은 보편․타당해야 된다는 기본적이고도 당연한 명제를 이제는 실천해야 함은 물론, 개개인의 개성과 경험 그리고 생각들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욕구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학생들의 개성과 다양한 욕구를 인정하는 양방향 소통의 방법으로 수업이 이루어져, 교육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음과 동시에, 여러 분야에서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고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토론식 수업은 그 시작이다.

미주나 유럽의 여러 나라로 유학을 간 우리나라 학생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토론‧토의식 수업방식에 적응하는 것’이며, 외국에서 공부하다 귀국한 학생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학생들은 종종 ‘선생님은 내가 듣고 싶은 것을 모두 말해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심지어 ‘우리 선생님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불평한다.

교사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학생들이 가르치는 교과내용을 흘려듣거나, 잘못 이해하거나,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상황이 교사의 수업진도계획 때문에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무심코 흘려들었다고 해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해서 ‘너희들이 잘못한 거야.’라며 무시해 버린다면 아이들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기본 개념의 정립만 확실하게 이루어진다면 진도에는 가속도가 붙게 되고 아이들은 과제로 이를 정리할 수 있다. 기본 개념의 정립이 확실하게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 다음 진도를 나가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런 현실이 우리 교실에서의 수업도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와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철저히 보장되는 토론식 수업으로 변모되어야 함을 보여 준다. 학생의 입장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그들과의 솔직한 소통으로 당면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토론식 수업을 통해 핵심용어와 지식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적 욕구를 자극하며, 학습동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능동적인 자기주도학습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의 주체적인 사고와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전제되어야 하는 토론식 수업은 학생들의 현재 시점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의 정서적인 측면과 인지적인 측면을 파악해,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흥미를 유발시켜야 한다.

이로 인해 학생은 교실에서의 학습을 위한 배경지식을 준비하게 되며, 교과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왜 사실인지를 학생 스스로가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바로 토론식 수업의 핵심이다.

충분한 이해의 과정 없이 달달 외운 지식만을 가지고 현실에 적용하고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몇몇의 이야기는 될 수 있겠지만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학교의 수업방식이 변화해 가는 이 시점에서 토론식 수업을 하기 전에 몇 가지 바람을 가지고 있다.

 

- 학교 현장에서 토론과 논술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 부잣집 자녀들만을 위한 교육이나, 공부 잘하는 소수만을 위한 영재교육으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

- 학생 스스로가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교사의 생각이 열려 있어야 한다.

 

위의 세 가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어려운 과목으로만 인식돼 가고 있는 토론과 ․논술, 어느새 공부 잘하는 소수의 학생들이나 부잣집 아이들만 하는 공부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그것, 또한 토론과 논술이 주관식 교육인 동시에 자기주도 학습이 필요한 교육임에도 과거의 객관식·암기식·일방주도식 교육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현실’ 때문에 가지게 된 일종의 노파심이다.

이 책이 ‘토론과 논술을 잘 가르치는 책’으로 남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토론과 논술은 쉽고 즐거운 것’이요, ‘왜 우리는 토론논술을 잘 가르쳐야 하고, 잘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일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일선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이 도달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 나름대로 얻은 답은 ‘훌륭한 생각을 올바로 실천하는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시키기 위함’이다.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토론과 논술을 포함한 모든 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답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강의식 수업에만 익숙해진 학생들은 스스로 사고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소극적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교수법의 문제이므로 교사의 실천의지에 달려 있다. 토론은 남의 말에 경청하는 능력이자 자기를 표현하는 능력이므로 드러나지 않은 생각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모든 교실에서 토론식 수업을 더욱 확장‧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학생들이 ‘훌륭한 생각을 올바로 실천하는 우리나라의 미래 지도자’로 커나가기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신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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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9-09 10: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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