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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명밟기이야기-외전 1-5. 5. ‘뭉어리골’을 품은 ‘거문돌 마을’의 재해석
  • 기사등록 2022-01-04 14: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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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명밟기이야기-외전 1-5. 

 

5. ‘뭉어리골’을 품은 ‘거문돌 마을’의 재해석

 

 ‘거문돌 마을’은‘검은돌 마을’을 거쳐‘흑석동’으로 변천하면서 조상님들이 후세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신령한 의미는 사라지고 그저 평범한 동네 이름으로 전락한 대표적 경우다.‘거문돌’을‘흑석’이라는 한자명으로 바뀌니까 주로‘어딘가에 검은 돌이 서 있는 동네’정도로 해석됐으니까 말이다.

 ‘흑석동’보다,‘검은돌 마을’보다,‘거문돌 마을’이 훨씬 더 오랜 지명이고 ‘거문돌 마을’이라는 지명에서 우리 선조님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찾아냈어야 했다. 그런데 거꾸로 접근을 했으니 그 무지에 대한 보상은‘오리무중(五里霧中)’이 답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선‘흑석동’이라는 한자화된 지명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을 정리해보자.

 ‘거문’이라는 부분이‘검을 흑(黑)’으로 바뀐 이유는‘거문’을‘검은’으로 봤을 것이다. 즉‘검다’로 해석했을 것이고‘검다’는 소리를 포함하고 있는 한자 중 흔히 쓰는 한자가‘검을 흑(黑)’이니까‘검을 흑(黑)’이라는 한자를 가져다 썼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 지명에서 허다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돌’은‘돌’이라는 소리를 포함하는 한자로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이‘돌 석(石)’이었기 때문에‘돌 석(石)’을 가져다 썼을 것이다. 이 또한 전국 지명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두 글자를 합쳐‘흑석’이라는 말이 완성되어 사용되었던 것이다.

 서울 동작구의 흑석동, 광주 광산구 흑석동, 전주의 흑석골, 충북 제천의 흑석리 등에서도 의정부 산곡동‘흑석’의 발상과 변천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고민은 이러한 모든 과정을 180도 뒤집어서 고대사의 지문이 남아 있는‘거문돌’이라는 지명으로 접근하는 일이다. 이 지명은‘거문’과 ‘돌’로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거문’이라는 글자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우선‘거문’이라는 글자가 ‘검’이라는 글자에서 파생되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거문’이라는 단어가‘검’에서 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로는 

강화도 내가면 고천리 ‘거무내’라는 지명이‘검내 또는 현천(玄川)’으로도 불렸다는 것과 경남 함양 마천면 가흥리 엄천(嚴川)이‘검내(黔川)’였고 ‘거무내’로도 불렸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검’이라는 고어는 ‘곰’‘감’‘가마’ 등의 형태로도 지명에 많이 남아 있다.

 일단 원점으로 돌아가서‘거문’은 어떤 뜻일까? 

 그 뜻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유네스코 지정 3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 한라산‘거문오름’이 그것이다. 제주도‘거문오름’의‘거문’은‘신령스럽다, 성스럽다’라는 뜻으로 풀이한다. 

 조선고어에서‘검’,‘곰’,‘금’,‘감’,‘가마 등은 보통‘크다, 신성하다, 임금(王), 신(神)’등으로 해석되는 글자이고 보면‘거문’을‘신령스럽다, 성스럽다’라는 뜻으로 풀이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지명의 흔적은‘검단’이라는 지명부터‘감천’,‘웅진’,‘금동(琴洞)’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도 많이 남아 있다. 

 물론‘검’자는 다른 해석도 있다.‘검다→밤이다→뱀이다→배미다→배미→논배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해석은‘들이나 논이 넓게 펼쳐져 있을 때’라는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뭉어리골’,‘흑석 계곡’은 다락논(비탈진 산골짜기에 여러 층으로 겹겹이 만든 좁고 작은 논)조차 형성될 수 없는 암석 계곡이니 이는 합당한 해석이라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글자‘돌’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사실‘거문돌’이라는 지명이‘흑석’으로 헷갈리는 것은 이‘돌’이라는 단어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서‘돌’은‘들’이 잘못 전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예로 전국에‘백석(白石)’이라는 지명이 많은데,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지명이 왜 만들어졌느냐고 물어보면 100%가‘흰 돌’로 해석하고‘마을 입구에 흰 돌이 서 있어서 그렇게 지었다’라고 보통 말들을 한다. 그래서 어디에 흰 돌이 서 있느냐? 라고 물어보면 대답하는 이가 없다. 

 사실 그 동네의 이름이‘백석(白石)’이 된 이유는‘돌’과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백석(白石)’을 이두식으로 해석을 해보면‘백석(白石)’마을의 옛 모습이 금방 재현된다. 흰 백(白)은‘한->ᄒᆞᆫ->크다’라는 뜻이 한자화된 것이고‘석(石)’은 ‘돌->들’이 한자화 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을 거치고 나면 그 동네의 옛 모습은 ‘큰 들’이었던 것이다.‘거문돌’도 이처럼‘들’이라는 말이 ‘돌’이라는 말로 와전되어 한자화된 형태로 된 것이다.

 

 이제 이렇게 해서 정리한 두 글자를 합쳐 해석하면‘거문+들’은‘신성스러운 공간’이라는 재해석이 가능하다. 기존의‘흑석동’은 ‘검은 돌이 서 있는 동네’에서‘거문돌’은‘신성스러운 공간’이라는 선조들의 정신이 담긴 뜻으로 되살아나게 되고

마침내‘거문돌 마을’은‘신성스러운 공간이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제 모습을 찾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신성스러운 공간’이란‘뭉어리골=여근곡(女根谷)’을 지칭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지 않겠는가!

 

15. 여인의 자궁을 닮은 여근곡 ‘뭉어리골’우리 선조들은 여근곡을 생명의 근원으로 여기고 신성시하였다.

16. 여인의 크리토리스가 되는 공깃돌 바위. 자연스럽게 하늘로 올라가는‘통천문(通天門)’이 만들어졌다. 인터넷에서는 이 풍광 때문에‘천문(天門)계곡’이라고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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