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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지명밟기 이야기 시리즈 –7 부용천

 

독자 여러분! 독자 여러분! 통통미디어 독자 여러분!

혹시 부용천을 아시나요?

이렇게 제가 물으면 아마도 어떤 분은 그러실 겁니다. 의정부 사람인데 그걸 모르냐고? 

그렇습니다. 의정부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의정부 을구’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부용천을 모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의정부 을구’의 속살인 용현동과 민락동을 거쳐 금오동으로 해서 마침내 중랑천으로 유입되는 장장 유로연장 9.2km, 유역면적 39.5km²의 긴 개울이니까요. 

오늘은 이 부용천을 가지고 옥재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봉황의 역사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이야기를 할 겁니다. 시작은 밋밋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니 다른 생각마시고 이야기기에 집중해주시길 부탁드리며 자! 지금부터 신동명박사의 해체 쑈를 시작하겠습니다. 해체 쑈~쑈~쑈.

의정부 지명유래 170p에 보면 부용천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67. 어렁굴개울(부용천(芙蓉川)))

어렁굴 개울은 부용천을 말하며, 수락산에서 나오는 물과 민락동 무지랭이에서 흐르는 물이 합쳐지는 삼각형 모양의 개울이다. 이 개울을 곤제나 궁말 사람들은 어렁굴개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한 곤제 앞 논에 이 물을 대서 곤제보(洑)라고도 했다고 한다.

이 내용을 자세히 보니 몇 가지 새로운 정보가 적혀있군요.

첫째 부용천이 옛날에는 어렁굴개울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사실이고

둘째 지금 사람들은 부용천의 시작을 의정부 경전철 탑석역 앞개울부터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사실은 지금의 낙양 물사랑공원 앞에서 수락산에서 흘러오는 물길과 무지랭이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길이 만나는 합수머리부터가 부용천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럼 오징어회를 살살 떠 접시에 올리듯 부용천의 옛 이름인 어렁굴개울에 대하여 해체쑈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쑈쑈쑈.

‘어렁굴개울’은 ‘어렁’+‘굴’+‘개울’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어렁’이란 과연 어떤 뜻일까? 그 의미를 추적할 수 있는 글자는 ‘어우렁더우렁’입니다. 이 단어의 뜻이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들떠서 지내는 모양‘을 뜻하는 걸 보면 ’어렁‘이라는 단어의 뜻은 ’어울리다, 어우러지다‘라는 걸 쉽게 유추해 낼 수 있죠.

그러니까 여기서 사용된 ‘어렁’이란 글자는 두 곳의 물이 어우러져 합쳐지는' 합수머리'가 되는 겁니다. 

의정부지명유래에서도 말하는 것처럼 '수락산에서 나오는 물'과 '민락동 무지랭이를 거쳐 내려오는 물'이 합쳐져서 삼각형 모양으로 개울이 형성되다보니 그런 이름이 지어지게 된 거죠.

그런데 참 이상하죠?

그렇게 만들어진 이름이라면 '어렁개울'이라고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여기에 ‘굴’자는 왜 나오는 걸까요?

이거 냄새가 납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서 마침내 찾아오라고 선조님들이 의도적으로 남겨놓은 다빈치코드 냄새가 물씬 물씬 납니다.

그렇습니다. 옥재에는 동굴이 있습니다. 그것도 3개씩이나 있습니다. 뒷골천둥지기 밑 왼쪽 계곡을 따라 큰형 동굴, 작은형 동굴, 막내 동굴이 차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뒷골천둥지기 왼쪽 계곡에 있는 동굴 중 큰형 동굴. 현재는 장마로 3개의 동굴 모두가 유실되어 입구가 막혀 있기 때문에 장소를 정확히 아는 사람과 함께해야 찾을 수 있다.

바로 이 동굴과 관련한 역사를 후세들에게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선조님들은 ‘어렁개울’이라는 불러야할 지명에 굳이 ‘굴’이라는 글자를 덧붙여 ‘어렁굴개울’을 남긴 겁니다.

이 ‘굴’에서 일어난 역사가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이 ‘굴’의 역사가 봉황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기에... 

가마소, 삼태골, 부계표석, 봉황바위 등 어마 무시한 지명들이 남겨져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역사는 조선 후기 문인 낙곡 진익한을 통해 

8. 오리골: 오리골은 원래는 옥재에서 이 곳까지 5리(里)가 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이 곳에 낙곡(樂谷) 진익한(陣翼漢, 1677~1738)이 부계라는 표석을 세워놓아서 오리(鳧)골이 되었다고 한다. (159p)

다음과 같은 기록으로 남게 됩니다.

부계라는 표석에서 5리(里)에 떨어진 곳에 옥재, 정확히 말하면 옥재동굴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굴’에는 어떤 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무슨 역사가 숨어 있기에 우리 선조님들은 부용천 어렁굴 개울에 그 다빈치 코드를 남겨놓으신 것일까요?

의정부 지명밟기 이야기 시리즈 – 8에서는 그 내용들을 샅샅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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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15 09: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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