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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지명밟기 이야기 시리즈 15– 모수국의 소도(蘇塗) ‘오리골’

 

'돌살촉'과 '민무늬토기'가 출토되는 동네.

고인돌이 무더기로 발견되는 동네.

석영암·혈암·흑요석으로 만들어진 좀돌날몸돌·좀돌날·긁개·여러면석기가 쏟아져 나오는 동네

 

이런 엄청난 동네들의 중심부가 있다면 우리는 뭐라고 추정해야 하는 것일까?

무지개가 시작되는 곳.

‘젖물’이라는 신성한 물이 흐르는 곳.

1년 내내 마르지 않아 다랭이 논이 있는 곳.

단군의 신단수(神檀樹) 박달나무라 해석되는 눈처럼 흰 자작나무가 모여 군락을 이루는 곳. 

동이족의 상징 봉황바위, 단군의 역사와 관련된 가마소, 마고의 신화가 숨 쉬는 삼태골, 의정부가 봉황의 계곡이라고 못 박아 버리는 부계(鳧溪)라는 표석이 발견되는 곳.

이런 범상치 않은 장소를 만난다면 우리는 이 지역을 뭐라 추리해야 하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서 

신동명박사의 해체 쑈, 지금 부터 시작합니다. 기대하시라 해체 쑈~쑈~쑈.

혹시 여러분들 그런 말 들어보셨어요?

소도(蘇塗).

신성한 땅, 소도(蘇塗).

도둑이 도망가도 잡으러 들어 갈 수 없다는 금역의 땅, 소도(蘇塗).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군(天君)이 다스렸다는 신성한 땅, 소도(蘇塗)

학교 다닐 때 역사 시간에 많이 들어보셨다고요? 그렇습니다. 오늘 다룰 이야기는 소도(蘇塗)에 관한 이야깁니다. 

귀신을 믿으므로 국읍(國邑)에서는 각기 한 사람을 뽑아 천신에 대한 제사를 주관하게 하였는데, 이 사람을 천군(天君)이라 부른다. 또 이들 여러 나라에는 각각 별읍(別邑)이 있는데 이것을 소도(蘇塗)라 한다. 큰 나무를 세우고 거기에 방울과 북을 매달아 놓고 귀신을 섬긴다. 도망자가 그 속에 들어가면 모두 돌려보내지 않아 도둑질하기를 좋아한다. 그들이 소도를 세운 뜻은 마치 부도(浮屠: 입적한 승려의 유골이나 사리를 봉안하는 墓塔的 性格의 조형물)를 세운 것과 같으나 그 행해진 바의 선악은 달랐다

『삼국지』 위서(魏書) 한전(韓傳)에 등장하는 마한(馬韓)의 소도(蘇塗)와 관련한 글입니다. 

이 이야기가 왜? 여기서 나오냐구요? 

신박 신박 신박사는 이 지역을 소도(蘇塗)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정부 낙양동 옥재 동굴이 있는 오리골을 소도(蘇塗)라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왜 그렇게 비약된 생각을 갖냐고요?

앞에서 분명히 제가 물어봤잖습니까? 구석기 유적이 줄줄이 출토되고, 심상치 않은 지명들이 줄줄이 쓰여 졌다면 그 곳을 무엇이라 추정할 수 있겠냐고요? 

그럴 경우 신성한 땅 소도(蘇塗)였을 것이라는 추정을 조심스럽게 해볼 수 있는 게 자연스러운 행동 아닐까요?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드신다고요?

그럼 지금부터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국사관논총 제19집 ‘소도유적의 조사 연구’에 대한 내용을 들여다보시죠.

 Ⅰ. 익산유적

옛날에는 인수리 화평 마을의 원래 이름이 ‘봄개’ 즉 춘포인데 아주 옛날에는 포구로 번성했던 곳. 춘포산에는 채석한 곳이 2∼3곳 관찰된다. 이곳 춘포산 일대에서 수집된 토기편 중에서 가장 시대가 올라가는 것으로는 무문토기편들이다. 수집된 파편으로 보아 전체의 기형은 알 수 없으나, 밑부분은 전형적인 무문토기의 형태이다.

Ⅱ. 수원 유적

꽃뫼유적은 수원시 장안구 화서동 426번지에 위치한 약 1,500평 정도의 면적.

꽃뫼마을의 주민들이 꽃뫼에서 지내는 제사의 명칭은 ‘당제’·‘당고사’·‘산지사’라고 부른다. 제일은 김순영씨의 증언에 따르면 옛날에는 음력 10월 10일에 지냈으나, 현재는 7월 2∼3일이나 8월 8일 또는 14일에 지낸다.

 화산동이라 하였는데 화산은 꽃뫼를 한자로 표현한 것이다. 화의 훈인 꽃은 15세기 문헌에는 ‘곶’이고 꽃은 종의 의미를 지니는 ‘갖’과 녀의 의미를 지니는 ‘갓’과 동어원이라 한다(안영희, 〈고대인들에게 반영된 꽃의 의미〉《아세아녀성연구》 11, 1972, pp.189∼211).현재의 꽃다의 꽃도 16세기의 음은 화와 같이 곶으로 《훈몽자회》에는 삽을 고즐삽이라 하였다. 꽃뫼의 꽃은 꽃뫼의 정상에 장대를 꽂았다는 의미이며, 그 음이 화의 훈과 비슷하기 때문에 화를 빌려 쓴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추측이 옳다고 한다면 《삼국지》의 “립대목”의 ‘립’은 신간을 ‘꽂는다’라는 동사를 한자화한데 불과한 것이다.

Ⅲ 정리

소도는 오늘날의 당산으로 그 전통이 꾸준히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곧 현재 ‘꽃뫼’를 당산으로 칭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당제를 지내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추론이 가능하지 않은가 한다. 금태곤 교수는 소도와 당산은 성격상으로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는 국은 현존하는 호남지역 ‘단골판’ 들과 맥을 같이하고 천군은 호남지역의 판골판 안에서 혈통을 따라 대대로 세습되는 ‘단골’ 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보았다(금태곤, 〈소도의 종교민속학적 조명〉, 《마한문화 연구의 제문제》, 1989, pp. 179〜186과 〈한국무계의 분화변천〉, 《한국민속학》 1, 1969, pp. 53∼85).

우리는 이 논문을 통해 소도유적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지명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은 전북 익산과 수원을 소도(蘇塗) 지역으로 비정하고 있네요.

아까비~~. 의정부에도 좀 오지 그러셨어요? 의정부도 소도(蘇塗)로 추정해볼만한 곳이 있는데...

거두절미하고, 수원시(水原市)는 발 빠르게 이 논문을 근거로 장안구 화서동 일대를 소도(蘇塗)지역으로 꾸며 가고 있습니다. 수원은 날래기도 해. 참으로.

이 부분에서 문화가 얼마나 큰 이익을 수원시에 가져다 줄 지를 잘 아는 행정이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네요.

어찌되었든 논의의 중심으로 돌아와서 

의정부 낙양동 오리골에 논문에서 등장한 지명들이 남아 있다면 여기를 소도(蘇塗)라고 해도 무관하겠지요?

위의 논문에 나온 민무늬토기 이야기는 위에서 이미 증명했으니 나머지 ‘꽃 관련 지명’, ‘산제사’ 등을 증명한다면 오리골을 소도라고 주장하는 제 주장이 맞다고 인정하실 수 있는 거지요? 

자! 지금부터 증명해 들어갑니다. 집중해주세요.

의정부지명유래 162p 낙양동 편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24. 꽃봉

꽃봉은 봉우리가 꽃처럼 이쁘게 생겼고 꽃도 일찍 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와우~. 낙양동 오리골에 ‘꽃봉’이라는 지명이?

수원에는 ‘꽃뫼’가 의정부 낙양동 오리골에는 ‘꽃봉’이? 

뭔가 착착 맞아 떨어지는 느낌적 느낌!

‘젖물’이라는 신성한 물이 흐르는 곳에,

‘삼태골’이라는 마고의 역사를 품은 지명의 땅에,

‘가마소’라는 단군의 역사가 숨쉬는 땅이름이 사용된 곳에

‘꽃봉’이라는 이름이 있다? 이거 심상치 않네요.

그러면 수원 꽃뫼마을처럼 이곳에도 ‘산제사’는 있었을까?

네! 있었습니다. 당연히 있고 말고요.

이곳이 신성한 땅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봉황의 계곡 부계(鳧溪)라는 표석을 남긴 낙곡 진익한의 10대 후손인 진동화씨의 증언에 따르면 매년 11월이면 액을 막는 산신제가 열렸다고 합니다. 

어떠세요? 이 정도로 퍼즐이 완벽하게 맞춰졌다면

이제 낙양동 오리골을 ‘소도(蘇塗)’라 주장하는 저의 생각에 동의하셔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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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3-01 10: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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