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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갈아먹는 도깨비. 용용이


                                                            새날 신동명



2. 고발왕 용용이

하데스의 도움으로 하북위레성의 원님이 된 도깨비 용용이는 하데스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여기에도 세금,

저기에도 세금,

없던 세금은 빨리 빨리 만들고,

있던 세금은 고무줄처럼 더 늘려서

하북위례성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털었습니다.

골목골목마다 하얗게 금이 그어지고 ‘거주자우선주차지역’은 그 전보다 10배나 늘어났으며, 조그마한 땅이라도 있으면 공영주차장으로 만들어 세금을 거둬 거둬 거둬들였습니다. 

이런 조치가 시작되면서부터 주자위반 벌금을 내는 사람들도 10배로 늘어났죠.

그 덕에 하데스의 창고에는 금은보화가 가득가득 쌓여갔지만 백성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 이상은 살 수 없다.”

“무슨 세금이 이렇게도 많은 거냐?”

“돈없는 놈은 차를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단 말이냐?”

“벌금 폭탄 용용이는 당장 자리에서 내려와라.”

“있는 땅, 없는 땅 모두 ‘거주자우선주차지역’을 만들면 우리 같이 가난한 사람들은 어디에 차를 대라는 거냐?”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도깨비 용용이는 겁이 났습니다.

‘어떡해야 하지? 위례성 사람들 모두 내가 세금을 많이 거두려는 것을 알아버린 건가?’

용용이는 좌불안석(坐不安席), 전전긍긍(戰戰兢兢)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사또 그들을 고발하여 벌금을 먹이심이 어떠하온지요?”

형방이 말했습니다.

“벌금? 아니 저렇게 무섭게 따지며 대드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벌금을 매긴단 말인가?”

“그건 간단합니다.”

“어서 좀 빨리 말해보게.”

“공무집행 방해나 유언비어 유포로 검찰에 고발을 해서 많은 벌금을 내게 하면 다음부터는 겁이 나서 절대로 반대하지 못 할 것이옵니다.”

“와! 형방. 천잰데. 당장 그렇게 합시다.”

용용이는 그날부터 소리 지르는 사람들,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 이름을 또박 또박 적어서 법원에 고발했습니다.

그 이후 소리 지른 사람들, 용용이를 반대한 사람들은 전부 공무집행 방해나 유언비어 유포 죄로 벌금을 물게 되었죠. 

이 일이 알려지고 하북위레성 사람들은 겁이 나서 용용이가 하자는 대로 아무 말 없이 순순히 따랐을까요?

아니었습니다. 그 반대로 용용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만 갔죠.

“더 이상 못 살겠다. 나도 처벌하라”

용용이가 펼치는 정책에 불만을 품은 목소리를 일파만파(一波萬波)로 점점 넓게 넓게 퍼져 퍼져나가기만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검찰에 고발당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났고 용용이의 인기는 급추락하여 ‘탄핵을 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나오기에 이르렀습니다.

분위기 이렇게 까지 악화되자 용용이의 정책을 비꼬는 말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는데요. 

‘물 반 고기 반’ ‘고발왕 용용이’가 바로 그 말입니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은 하북위례성에 사는 사람들 중에 벌금을 낸 사람이 반, 아직 안낸 사람이 반이라는 뜻으로 용용이의 고발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다는 뜻이고, ‘고발왕 용용이’는 말 그대로 무슨 일만 있으면 고발을 해서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까지 법원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는 일이 일어난다는 뜻이 담겨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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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18 12: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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